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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신재생에너지 옷을 입다(주간조선 2010년 5월 24일) 작성일 : 10-05-26 11:25
폐기물 재처리 거쳐 연료로
대기업 가세, 신종사업 각광
 
#. 강원도 원주시는 2010년 1월부터 쓰레기매립장에서 수거한 음식물과 생활 폐기물 등으로 만든 고형연료(RDF·Refuse Derived Fuel)를 현대시멘트 등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 4개월간 모두 1750톤의 고형연료를 팔아 5000만원의 수익을 올린 원주시는 앞으로 시청사에 RDF전용 보일러를 설치, 팔다 남은 고형연료를 난방원료로 활용하면 매년 1억3000만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메디코가 운영하는 경기도 용인시 소재 지정폐기물 전용 소각장. 아시아 최대 규모인 이 소각장은 폐기물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해 병·의원에서 쓰이는 의류, 담요 등을 세척하고 있다.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폐열로 고열의 스팀을 분사해 살균작업을 하는 방식이다.

▲ 메디코가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 용인 소재 첨단 의료폐기물 소각장. photo 메디코
폐기물(廢棄物)은 더이상 폐기해야만 하는 ‘골칫덩어리’가 아니다. 친환경기술을 통해 재처리된 폐기물은 산업원료로 활용되거나 신재생에너지로 전환됨으로써 일상생활의 귀중한 자원이 되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 개발과 함께 폐기물의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국내 대기업과 전문기술력을 갖춘 폐기물 처리업체 간 M&A(인수합병)가 눈길을 끄는 이유도 이런 추세 때문이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의 폐기물 전문 처리업체 중 일부는 글로벌기업으로 약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폐기물 느는데 처리규모는 미흡

일반적으로 ‘쓰레기’로 취급되는 폐기물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생활폐기물과 사업장폐기물로 나뉜다. 음식물쓰레기 등 생활폐기물은 주로 매립되고 있으며 공장과 각종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사업장폐기물은 다시 일반폐기물과 지정폐기물로 나뉘는데 지정폐기물에는 폐유, 분진, 의료폐기물 등 8가지가 있다. 지정폐기물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일반폐기물로 분류된다.

정부가 폐기물 처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것은 1960년대 말이다. 당시에는 폐기물 배출량이 워낙 적은 데다, 다양한 산업구조가 형성되기 전 단계라서 법 자체에 한계가 있었다. 폐기물 처리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규제가 시작된 것은 1991년 3월 관련 법률이 개정되면서부터다. 법률 개정 이후 폐기물 전문 처리업체들도 규정에 따른 시설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폐기물관리업이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 지정폐기물의 경우 관련 법률이 구체화됨에 따라 안정적인 폐기물 처리 시장이 형성됐고 신규업체의 진입 장벽도 높아졌다.

국내 폐기물 발생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의식주’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면서 폐기물 총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의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폐기물로 지정되는 대상이 늘고 있는 것도 전체 폐기물 배출량 증가의 한 원인이다. 일부 지자체들은 지역별·산업별 특수성을 감안한 폐기물 관련 조례를 잇따라 제정하고 있어 폐기물 발생량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폐기물 처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폐기물 관련 규정이 강화돼 산업폐기물이나 의료폐기물로 지정되는 항목이 늘고 있다. 폐기물 배출사업장도 규제와 감시가 강화되면서 전체 폐기물 처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기물 처리량을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선진국에 비해 인구 대비 폐기물 처리량이 크게 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국내 폐기물 처리 규모는 일본의 절반 수준이며 유럽의 30~40%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폐기물로 처리해야 하는 쓰레기 중 일부는 아직도 정부의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방증이다. 

풍력·태양광보다 생산성 높아
폐기물과 관련된 국제 규제 역시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폐기물 처리 기술과 전문업체 육성 정책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세계기후변화협약에 따라 하수슬러지와 가축분뇨는 2012년 1월부터, 음폐수(음식물 쓰레기를 소각처리하고 남은 것)는 2013년 1월부터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된다. 이에 따라 해당 폐기물을 전량 소각하기 위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하수슬러지와 가축분뇨, 음폐수 등을 썩혀 가스를 뽑아내는 BGP(Bio Gas Plant) 방식의 재활용 산업도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정부는 2012년까지 전국 13개 권역별로 폐기물 처리와 재활용을 위한 ‘환경·에너지 종합타운’을 만들고 2020년까지 ‘저탄소 녹색마을 600곳’을 조성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부 및 민간투자를 합쳐 모두 29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이처럼 폐기물에 주목하는 이유는 투자 대비 효율성이 높다는 장점 때문이다.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폐기물 자원화는 풍력의 3배, 태양광보다 11배 이상 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이 정상궤도에 진입하는 오는 2017년부터 매년 1조원 이상의 경제적 부가가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폐기물 처리를 위해 투입된 수조원의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폐기물에너지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세계시장 규모는 2012년 약 7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경기도 고양, 경남 창녕, 충남 청양, 전북 정읍 등 전국 15개 자치단체에서 국책사업으로 폐기물에너지 사업장 설비 구축에 나선 상태다. 생활폐기물과 가축분뇨를 썩힐 때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원료로 전력 등을 생산(BGP)하는 방식이다. 환경부 이인기 사무관은 “주로 유기 폐기물을 원료로 하는 재생에너지사업은 생활폐기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기술력만 뒷받침되면 해외에 기술력 수출까지 가능한 미래산업이다. 정부는 폐기물 재활용과 이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화에 장기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노력과는 별도로 전북 익산에선 현대엔지니어링 등 민간기업이 3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BGP공장 건설에 나섰다. 재생에너지 사업의 선두격인 독일의 경우 전국적으로 3700여개의 크고작은 BGP공장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이 분야에 뛰어드는 국내 대기업은 계속 늘 것으로 예상된다.

BGP방식 기술력을 확보한 ㈜립코의 한 관계자는 “폐기물산업이 과거에는 단순히 ‘폐기’에 목적을 둔 것이었다면 요즘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환경과 산업을 동시에 생각하는 새로운 산업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눠먹기식 영업으로 경쟁 치열
최근 폐기물 관련 시장이 친환경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폐기물 업계는 한정된 시장을 놓고 영업을 해온 탓에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로 인해 폐기물 처리업계는 늘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여 왔다. 일부 폐기물 업체는 경쟁사에 대한 유언비어를 유포하기도 했고, 일부 대형업체들은 정부가 지정한 폐기물 처리영역을 넓혀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려는 로비도 펼쳤다.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김광석 주무관도 “폐기물의 경우 시장을 놓고 나눠먹기식으로 영업이 이루어지다보니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나 폐기물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업계도 점차 규모에 따라 메이저와 마이너 업체로 양분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폐기물 처리업체가 특정 지역에 소각로 등의 공장을 설립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지역주민의 반발로 수년간 민원에 시달려야 한다.

폐기물을 배출하는 사업장들은 폐기물 처리 업체에 주는 처리 비용을 낮추기 위해 정부에 제도개선안을 요구, 수요자와 공급자 간 신경전도 끊이질 않는다. 지난 5월 13일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의료폐기물처리비용 절감을 위한 논의를 벌여 이해당사자 간 대립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업계 한 인사는 “폐기물은 방사능, 의료, 산업 등 각 특성별로 다르게 취급돼야 한다. 업자들 간의 금전적 논쟁보다는 강화된 정부 정책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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